AI 출판물과 납본 제도 악용 (유령 출판사, 세금 탈취, 품질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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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출판물과 납본 제도 악용 (유령 출판사, 세금 탈취, 품질 검증)

by journal4712 2026.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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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판 업계에 전례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대량 출판이 가능해지면서, 일부 유령 출판사들이 납본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국가 예산을 인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20권의 신간을 쏟아내는 출판사들이 등장하며, 지식 보존이라는 공적 취지가 세금 낭비의 통로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 유령 출판사의 대량 출판 실태

2024년 7월부터 현재까지 약 8,000권에 가까운 책을 출판한 출판사가 등장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하루 평균 20권의 신간이 매일같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AI에게 명령어를 입력해 얻어낸 결과물들을 제목만 바꿔서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 통계 자료는 이러한 의혹에 상당한 근거를 제공합니다. 작년 기준 국제 표준 도서 번호인 ISBN의 발급 건수가 재작년 대비 무려 13.5%나 폭등했습니다. 지난 5년간의 평균 성장률이 겨우 2% 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이는 정상적인 성장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작가 한 명이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고뇌하는 과정이 필수였습니다. 문장 하나를 다듬고 자료를 검증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성형 AI라 불리는 기술의 등장으로 이 모든 과정이 클릭 한 번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유령 출판사들에게 출판 업계는 지식을 전달하는 매체를 만드는 곳이라기보다 데이터를 대량으로 생산해내는 업태에 가까워졌습니다. 인간의 성찰 대신 그 자리에 알고리즘이 뱉어낸 문장들이 빼곡히 들어차고, 그 빈껍데기 같은 책들이 출판 시장을 점령해 가고 있습니다.



## 납본 제도를 통한 세금 탈취 구조

유령 출판사들의 진짜 수익 모델은 납본 제도에 숨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가의 지식 자산을 영구히 보존하기 위해 출판사가 책을 발행하면 국립중앙도서관 같은 국가 기관에 의무적으로 책을 제출하도록 법으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이것을 납본이라고 하는데, 소중한 지식 자산을 국가에 기증해 준 대가로 도서관은 해당 도서의 정가를 출판사에 보상해 줍니다.

본래 지식을 후대에 남기기 위해 유지되어 온 이 제도가 유령 출판사들에게는 일종의 현금 인출기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생성형 AI로 단 몇 분 만에 텍스트를 채우고 표지를 대충 입혀서 ISBN을 발급받은 뒤 도서관에 보냅니다. 제작 비용은 무일푼에 가까운데 국가는 법에 따라 정해진 정가대로 꼬박꼬박 돈을 내어 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만약 책 한 권의 정가를 2만 원으로 책정하고 1년에 수천 권을 이런 식으로 납본한다면 서점에서 일반 독자에게 단 한 권도 팔리지 않아도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세금이 이 유령 출판사들의 통장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지식을 보전하라는 국민의 세금이 인공지능이 뱉어낸 무의미한 텍스트 뭉치를 사들이는데 쓰이고 있는 셈입니다. 이들에게 책은 읽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국가 예산을 합법적으로 인출하기 위한 영수증일 뿐입니다.

지난 2021년에 14억 원대였던 납본 보상금 예산이 불과 4년 만인 작년 말 기준으로 17억 원을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매년 예산이 부족해 증액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 늘어난 예산의 상당 부분이 지식 자산의 보존이 아니라 유령 출판사들의 배를 불리는데 쓰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 품질 검증 부재와 제도적 공백

국가가 정가를 보상해 준다면 그 책이 최소한의 품질은 갖췄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충격을 넘어 허탈한 수준입니다. 최근 독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한 고전 번역본의 사례를 보면 이것이 과연 정신으로 만든 책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책들을 펼쳐보면 '알빠노'라든가 '스물제' 같은 인터넷 신조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나옵니다. 문맥이 뚝뚝 끊기는 것은 흔한 일이고 앞뒤 말투가 갑자기 바뀌는 비문이 난발하기도 합니다. 더 기막힌 것은 이런 수준의 책들이 2만 원이 넘는 가격표를 달고 유통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 편집자가 단 한 번이라도 원고를 읽어봤다면 도저히 세상에 나올 수 없는 품질인데도 오직 납본 보상금을 타내기 위해 정가만 높게 책정해서 밀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가 기관은 왜 이런 엉터리 책들을 규제하지 못하고 계속 세금을 내어 주고 있을까요? 여기에는 우리 제도의 한계가 숨어 있습니다. ISBN 국제 표준 도서 번호는 본래 책의 유통을 돕기 위한 식별 부호일 뿐이지 내용의 질을 평가하는 잣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쪽수나 판형 같은 형식적인 요건만 갖추면 국가가 그 내용을 일일이 검열하거나 발급을 거부할 권한이 사실상 없습니다.

국가에 의한 검열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도서관 관계자들도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물론 이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에 대해서 납본을 거부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천 수만 권의 책이 찍어져 나오는 상황에서 하나하나 내용을 들여다볼 시간이 없기도 하고, 단순히 글이 어색하거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점만으로 AI 생성물이라 치부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AI가 아니라 글 실력이 떨어지는 작가가 쓴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사실상 할 말이 없습니다.

실제로 작년 6월에는 국회도서관에서 사상 처음으로 AI가 생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도서에 대해 납본 거부권을 행사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당시 담당 공무원이 조잡한 문장과 구성을 발견하고 AI 탐지기까지 동원해 입증해 냈지만, 이것은 아주 예외적인 사례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유령 도서들은 여전히 법의 허점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작 공공도서관에 꼭 비치되어야 할 도서를 구매할 예산은 줄어드는데 인공지능이 뱉어낸 데이터 쓰레기들을 사들이느라 세금이 물 흐르듯 새고 있습니다. 아마존 같은 해외 플랫폼에서는 하루 도서 등록 권수를 제한하는 등 방어막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일부 출판사들이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자정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법적 강제성이 없는 제도적 공백을 틈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클릭 한 번으로 국민의 세금을 인출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AI 기술 자체가 아니라 품질 검증 없는 보상 구조에 있습니다. 기술을 비난하는 것을 넘어 납본 기준의 정교화와 심사 인력 확충 같은 구체적 해법이 시급합니다. 국가 예산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는 것도 큰 문제지만 더 본질적으로 걱정되는 지점은 책이 인공지능이 쏟아낸 데이터 쓰레기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이런 식의 악용 사례가 출판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몇몇 출판사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커 보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J3iwf3tKqCc?si=ab17BHf9fHmnrn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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