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이 유독 두려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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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심리·자기계발

거절이 유독 두려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

by journal4712 2026.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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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이 속앓이를 하는 이유 — 거절 트라우마와 핵심 감정

부탁을 받으면 거절하지 못합니다. 싫다는 말을 하면 관계가 망가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속으로 힘들면서도 웃으면서 해줍니다. 그리고 나중에 혼자 지쳐서 쓰러집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성격이 소심한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훨씬 깊은 심리적 이유가 있습니다.

저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독자의 요청에 거절하지 못하고 에너지를 소진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못 한다는 말이 어려울까를 오래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 교육자 문요한 박사의 연구를 바탕으로 그 이유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거절을 못 하는 것은 성격이 소심해서가 아니다

거절을 유독 못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보호하지도 못하고 관계 속에서 자꾸 희미해지는 사람들. 이것은 의식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거절당하는 것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보편적인 고통 중 하나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거절당했을 때 뇌 영상을 촬영하면 신체적 고통을 느꼈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동시에 활성화됩니다. 심지어 사회적 거절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일부 감소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거절의 고통이 신체적 고통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절이 두려운 것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뇌가 그렇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보편적인 고통이 특정 경험으로 인해 더 강하게 각인된 경우입니다.

제 생각에는 유난히 거절을 못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거절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성인이 된 후 거절당한 것은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동기에 나를 사랑해주고 돌봐줘야 하는 양육자로부터 거절당한 경험은 내 존재 자체가 거절당하는 경험이 됩니다. 그것이 외상적 고통으로 남습니다.

아이는 부모로부터 거절당해도 위로받을 수도 없고 스스로 처리할 수도 없습니다. 그 고통을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억누르는 것뿐입니다. 그 억압이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집니다.


핵심 감정이란 무엇인가 — 사라지지 않는 감정

감정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감정과 사라지지 않는 감정입니다.

오늘 아침 안 좋은 일이 있어도 낮에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해소됩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나고 몇 년이 지났는데 그때 생각만 하면 여전히 감정이 바로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핵심 감정이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상처입니다.

핵심 감정을 만드는 기본 감정은 세 가지입니다. 슬픔, 불안, 분노. 그런데 힘든 경험을 했다고 해서 모두 핵심 감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 감정이 되는 조건이 있습니다. 그 힘든 감정들에 고통스러워하는데 아무도 귀 기울여주지 않고 위로해주지 않아서 그 고통 속에 혼자 방치되었을 때, 그리고 결국 억압할 수밖에 없을 때 핵심 감정이 됩니다.

저는 이 조건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고통 속에 혼자 있었던 것이 문제입니다. 힘든 경험을 했어도 옆에 누군가 있어주었다면 핵심 감정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면 작은 고통이라도 혼자 감당해야 했다면 그것이 깊이 남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이 왜 어른이 된 후에도 사소한 일에 과하게 반응하게 되는지를 설명합니다. 약속을 미룬 것이 서운한 정도가 아니라 억울하고 울분이 올라오거나, 배우자가 출장을 갔는데 버려졌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 이것은 지금의 상황이 아니라 과거의 핵심 감정이 건드려진 것입니다.

핵심 감정은 건강한 신호 기능을 잃어갑니다. 맥락 없이 올라오고, 부정적인 자기감을 만들며,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끌어들이는 시스템처럼 작동합니다.


핵심 감정의 5가지 유형

억압되면서 변형된 핵심 감정은 크게 다섯 가지로 나뉩니다.

핵심 감정부정적 자기감주요 특징
근본적 불안 나는 약해, 나는 위험해 맥락 없이 올라오는 불길한 느낌
울분 나는 억울해 작은 자극에도 강렬한 분노 반응
공허감 다 의미 없어 누군가 옆에 있어도 공허함 지속
무력감 나는 할 수 없어 아무것도 못한다는 느낌, 또는 반대로 과도한 통제
수치심 나는 형편없어 존재 자체가 잘못됐다는 부정적 정체성

수치심은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부끄러움과 다릅니다. 핵심 감정으로서의 수치심은 나는 부적절해, 나는 초라해, 나는 형편없어라는 부정적인 정체성과 연결됩니다.

저는 이 다섯 가지 유형 중 자신에게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요한 박사 본인도 공허감과 수치심이 자신의 핵심 감정이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전문가조차 핵심 감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일상에서 유난히 과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순간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 자신의 핵심 감정을 파악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그 반응이 어디서 오는지 추적하다 보면 패턴이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핵심 감정이 있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지 혼자 감당해야 했던 고통의 흔적일 뿐입니다.


자기 동정과 자기 연민은 다르다

핵심 감정을 치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자기 연민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 연민과 자기 동정을 혼동합니다.

자기 동정은 내가 나를 제일 비참하게 보는 것입니다. 나 같이 불행한 사람이 없어, 나는 여전히 피해자야. 이 감정은 굉장히 의존적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특별히 이해해줘야 하고 배려해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관계를 맺기 때문에 좌절과 상처를 반복적으로 받게 됩니다.

자기 연민은 다릅니다. 내가 나를 불쌍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안타깝게 여기는 것입니다. 그 고통을 이해하려 하고 덜어주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노력과 친절과 돌봄을 베푸는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주체적인 감정입니다.

저는 이 차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동정은 나를 구원해줄 누군가를 기다리게 만들지만, 자기 연민은 내가 스스로를 돌보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심리 치유에서 자기 연민 없이는 치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문요한 박사는 강조합니다.

제 생각에는 자기 연민이 어려운 이유가 우리가 자기 자신에게 가장 혹독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실수는 이해하면서 자신의 실수는 용납하지 못합니다. 그 혹독함이 오히려 치유를 막고 있습니다.

감정은 감정으로 치유됩니다. 머리로 결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연민이라는 감정을 실제로 느끼는 것이 치유의 시작입니다.


심상 작업 — 그때의 나를 만나러 가는 법

핵심 감정을 치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심상 작업입니다. 지금의 내가 자기 연민의 마음을 가지고 그때의 나를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공통적으로 그 고통 속에 혼자 있습니다. 옥상에 혼자 올라가 있거나, 이불 속에 혼자 있거나, 자는 척하고 있는 모습. 그 고통 속에 혼자 있었던 나를 지금의 내가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가장 힘든 기억부터 시작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떠올려도 덜 힘든 기억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아무 말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그 아이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굳이 한마디를 한다면 내가 너의 옆에 있을게. 이 한마디면 됩니다.

저는 이 심상 작업에서 때 이른 위로를 하지 말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다 지난 일이야, 네가 잘못한 거 아니야. 이런 위로를 먼저 건네는 것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그 아이의 마음을 먼저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 생각에는 심상 작업이 효과적인 이유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으로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고통을 다시 경험하면서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 핵심입니다.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하면서 그 장면으로 들어가도 더 이상 감정이 강하게 올라오지 않을 때 해소가 이루어집니다.

이것이 너무 힘들게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속도가 있습니다.


억압의 반대는 표현이다

모든 정신적 고통을 만드는 것은 억압입니다. 그렇다면 치유는 억압의 반대쪽으로 가면 됩니다. 억압의 반대는 표현입니다.

말로 표현하는 것이 편한 사람은 상담이 도움이 됩니다.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은 글로 씁니다. 중요한 것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몸으로 다시 느끼면서 쓰는 것입니다. 두서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펜 가는 대로 그때의 감정을 다시 겪으면서 쓰면 됩니다.

뒤늦게 알아차린 경우에도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때 했었어야 할 말을 나중에 혼자서 해보는 것입니다. 지금 너무 저한테 함부로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요. 그 말을 그 자리에서 못 했다면 나중에라도 혼자 말해보는 것이 차선으로 좋은 표현입니다.


감정과 함께 사는 것이 목표다

핵심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핵심 감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소한 자극에도 여전히 올라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달라지는 것이 있습니다.

또 올라왔구나. 이번에는 몸의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구나. 그리고 그것이 지나갈 때까지 지켜볼 수 있게 됩니다. 알아차리지 못하면 자동으로 반응합니다. 알아차리면 의식적인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처음에는 한참 지나서야 알아차립니다. 아, 내가 그때 또 핵심 감정에 끌려갔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알아차리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결국 즉각적으로 알아차리고 다르게 반응할 수 있게 됩니다.

감정은 자동차의 엔진과 같습니다. 억압하면 삶의 동력을 잃게 됩니다. 감정을 회복한다는 것은 삶의 동력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핵심 감정의 어둠이 약해지면 그 안에 함께 갇혀 있던 호기심과 창의성과 내적 욕구라는 빛도 함께 드러납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핵심 감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거절이 유독 어렵거나 과하게 반응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


이미지 출처: Pixabay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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