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 — 오래 가는 사람의 3가지 특징
10년 뒤에 뭐가 뜰까요? 어떤 진로가 유망할까요? 어느 산업에 투자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들이 넘쳐납니다.
저도 한동안 이런 질문을 쫓았습니다. 무엇이 변할지를 예측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결국 가장 중요한 질문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10년 뒤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한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10년 뒤에 무엇이 바뀔 것인가를 많이 묻지만, 10년 뒤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를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업은 후자의 질문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요. 변하지 않는 것을 중심으로 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소비자와 트렌드를 20년간 연구한 관점에서, 오래 가는 사람들의 3가지 특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생각보다 잘 변하지 않는다
1990년부터 2015년까지의 소비 데이터를 추적한 연구가 있습니다. 과시 소비의 형태가 시대마다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본 것입니다.
1980~90년대에는 자동차, 가전제품, 가구를 통해 과시했습니다. 2000~2010년대에는 외모 관리, 개인 서비스, 해외 여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2020년대 젊은 소비자들은 식료품을 통해 나는 좀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감각을 표현합니다.
무엇을 통해, 누가, 언제, 어떻게 과시하는지는 다 바뀝니다. 그런데 바뀌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나는 좀 잘난 사람이야라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 자체입니다.
독일 소비자와 한국 소비자를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소비자는 경제적 면을 과시하는 경향이 강하고, 독일 소비자는 윤리적 소비, 지적 우월함을 과시합니다. 수단은 다르지만 욕망의 본질은 같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잘 변하지 않습니다. 그 욕망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오래 살아남습니다.
저는 이 질문을 블로그 운영 방향을 고민할 때 처음 진지하게 적용해 봤습니다. 어떤 키워드가 뜰까, 어떤 주제가 유행할까를 먼저 생각했는데, 그 방식으로는 항상 뒤따라가게 됩니다. 반면 10년 뒤에도 사람들이 고민할 주제는 무엇인가를 물었을 때 삶의 방향, 관계, 자존감, 번아웃 같은 주제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글들이 시간이 지나도 꾸준히 읽혔습니다.
제 생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을 찾는 눈이 콘텐츠 크리에이터에게도 가장 중요한 역량입니다. 유행을 쫓으면 유행이 바뀔 때마다 방향을 틀어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근본적인 욕망과 고민을 다루면 오래 읽히는 글이 됩니다.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아는 사람이 결국 오래 남습니다.
오래 가는 사람의 특징 1 — 자신의 확신을 의심한다
세상을 잘 예측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분석한 연구가 있습니다. 지능, 야망, 집념이 나왔지만 1위는 뜻밖이었습니다. 바로 자기 생각을 의심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기초적인 욕망 중 하나를 유능감으로 꼽습니다. 나는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감각입니다. 그런데 유능감은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닙니다. 내 판단을 조정할 줄 아는 것입니다.
잼이 24개인 진열대보다 6개인 진열대에서 소비자가 더 많이 구매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선택지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내가 선택을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판단을 스스로 조율할 때 가장 유능해집니다.
확신에 차 있는 사람이 유능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래 가는 사람들은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렸나? 라고 다시 한번 점검합니다. 그것이 진짜 유능감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내가 옳다는 확신으로 씁니다. 그런데 독자 반응이 예상과 다르거나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내 생각이 틀렸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더 좋은 글을 씁니다. 확신이 강할수록 피드백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만큼 성장이 느립니다.
제 생각에는 자신의 확신을 의심하는 능력이 사실 가장 어려운 능력입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정보를 찾고 반대 정보는 무시하려 합니다. 이것을 확증 편향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의식적으로 거스르는 것이 오래 가는 사람들의 핵심 습관입니다.
오래 가는 사람의 특징 2 — 내 범주에 의문을 품는다
수업 중에 베트남 전쟁을 이야기했을 때, 베트남에서 온 학생이 조용히 손을 들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전쟁이라고 하지 않고 대미 침공기라고 합니다. 그 말 한 마디가 마음에 박혔습니다.
내가 자연스럽게 쓰던 말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나와 다른 역사 위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범주가 세상 전체를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다정함은 따뜻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익숙하게 쓰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낯설 수 있다는 것을 아는 태도입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내 범주가 전체를 다 설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인간의 기초적인 욕망 중 하나는 관계성입니다. 타인과 연결되고 싶어 하는 욕망입니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귀가했을 때와 혼자 귀가했을 때를 비교한 실험에서, 성격의 외향·내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며 왔을 때 훨씬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우리는 연결을 원합니다. 그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내 범주를 넘어서는 다정함입니다.
오래 가는 사람의 특징 3 — 시스템을 만든다
전구 하면 에디슨을 떠올리지만, 에디슨은 전구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 아닙니다. 에디슨이 한 일은 전구가 일상 속에 잘 퍼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입니다. 혁신은 한 사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잘 설계된 시스템이 하나하나 모여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오뚜기는 창업 이후 사업이 안정된 이후에도 매출의 약 1.5%를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했습니다. 당시 한국 기업 평균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였습니다. 한 번의 히트 제품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혁신이 가능한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성공의 핵심은 단 한 번의 성과가 아닙니다. 실패를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성공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시스템의 개념을 블로그 운영에서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영감이 생길 때만 글을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이 불규칙하게 올라오고 독자들이 떠났습니다. 발행 주기를 정하고 소재 수집 방식을 만들고 검토 단계를 고정화한 이후에야 일정한 퀄리티가 유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성공한 사람들이 재능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경우가 많습니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전기 시스템을 보급한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하는 것처럼, 한 번의 성과를 반복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갖춘 사람이 오래 갑니다.
끝까지 가게 하는 힘은 자율성이다
박사 논문을 두 번 떨어졌습니다. 나는 머리가 나쁜 건가, 내 길이 아닌 건가, 나 자신이 너무 싫다는 생각이 드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나의 통찰을 붙들었습니다. IBK 기업은행의 영화 투자 체크리스트에는 이런 항목이 있었습니다. 3연속 흥행 감독은 10% 감점, 직전에 실패한 감독은 10% 가점. 이것이 평균 회귀의 법칙입니다. 크게 성공하면 다시 평범해지기도 하고, 크게 넘어지면 다시 올라갈 일이 생깁니다.
두 번 떨어졌다면 올라갈 일이 있겠다. 그 생각이 계속 걸어가게 해줬습니다.
끝까지 가게 하는 힘은 비상한 재능도, 남보다 빠른 속도도 아닙니다. 타인의 보폭에 휩쓸리지 않고, 외부의 평가보다 나를 중심으로 두면서 내가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걸어내는 자율성입니다.
| 자신의 확신을 의심한다 |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닌 판단을 조정하는 능력 |
| 내 범주에 의문을 품는다 | 내 당연함이 전체가 아닐 수 있다는 인정 |
| 시스템을 만든다 | 한 번의 성과가 아닌 반복 가능한 구조 |
삶은 수없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때로는 평균보다 빛나고, 때로는 곤두박질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서 나라는 고유한 궤적이 완성됩니다. 하필 불행한 여신이 내 발목만 잡을 리 없고, 하필 행운의 여신이 나만 피해 갈 리 없습니다. 묵묵히 걸어가면 됩니다.
여러분은 오래 가는 사람의 세 가지 특징 중에 자신에게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있으신가요? 혹은 이미 실천하고 계신 것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
이미지 출처: Pixabay (pixabay.com)
'삶·심리·자기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열심히 했는데 왜 아무것도 안 기쁜 걸까 (0) | 2026.04.19 |
|---|---|
| 취업이 어려운 진짜 이유가 AI 때문일까? (0) | 2026.04.18 |
| 뜬구름 잡는 생각이라도 꺼내놓으면 이루어지는 이유 (0) | 2026.04.18 |
| 같은 상황인데 왜 어떤 사람은 무너지고 어떤 사람은 버틸까? (0) | 2026.04.17 |
| 퇴근 후 운동이 안 되는 이유가 의지 부족일까? (0) | 2026.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