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했는데 왜 아무것도 안 기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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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심리·자기계발

열심히 했는데 왜 아무것도 안 기쁜 걸까

by journal4712 2026.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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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슬럼프가 오는 이유 — 번아웃이 아니라 보어아웃이다

10년 넘게 한 분야에서 일하다 보면 어느 날 이상한 감각이 찾아옵니다. 일을 잘 해내고 있는데 기쁘지 않습니다. 옆에서 칭찬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성장하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은 느낌. 번아웃인가 싶지만 일이 과하게 많은 것도 아닙니다.

저도 비슷한 시기를 겪었습니다. 잘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공허하고,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싶은 의문이 올라오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는 것을, 아주 자연스러운 전문가의 위기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오늘은 40대 슬럼프가 왜 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넘어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일이 즐거우면 정신질환이다 — 뇌과학이 말하는 진실

인지 심리학자들과 뇌과학자들이 모여서 반농담 반진담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직장인이 일이 즐거우면 정신질환이다. 학생의 공부가 재미있으면 미친 것이다.

실제로 FMRI로 뇌를 촬영해보면 일을 할 때 뇌가 즐거워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뇌는 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즐겁다고 느끼냐? 성장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늘 때 그것을 재밌다고 착각합니다. 게임이 계속 몰입이 되는 이유도 레벨업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입사 초반에 일이 즐겁게 느껴졌던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착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착각이었습니다. 성장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 착각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일은 즐거움이 아니라 의미와 보람으로 하는 것입니다.


번아웃이 아니라 보어아웃이다

40대가 되면 반드시 슬럼프가 옵니다. 그게 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번아웃이 아닙니다.

번아웃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엄청나게 많이 해서 오는 탈진입니다. 40대의 슬럼프는 그 반대입니다. 같은 일을 계속 반복하기 때문에 뇌가 완전히 적응해버려서 소진되는 보어아웃입니다.

전문가의 정의가 있습니다. 인지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규정합니다. 그 일을 잘해냈는데도 기쁘지 않은 사람. 칭찬을 받지 않아도 그 일을 계속 해내는 사람. 성장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문가가 될수록 슬럼프는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보어아웃이 온 사람들은 자신과 주변을 비관적으로 봅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다 성장하고 있는 것 같고, 나만 뒤처진 느낌을 받습니다. 30대 초중반에 선배들이 야, 회사도 결국 다 소용없어, 아무리 해봐야 안 돼라고 했다면, 그것이 보어아웃이 온 선배들이었습니다.

 

저는 이 보어아웃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정확한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를 오래 운영하다 보면 비슷한 경험이 옵니다. 처음에는 글 한 편 쓰는 것이 설레고 새로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같은 방식으로 쓰는 글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시기가 옵니다. 못 하는 것이 아닌데 흥미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보어아웃입니다.

제 생각에는 보어아웃이 번아웃보다 더 조용하고 더 위험한 이유가 있습니다. 번아웃은 몸이 신호를 보냅니다. 지쳐서 못 하겠다는 것이 명확합니다. 그런데 보어아웃은 멀쩡히 할 수 있는데 하고 싶지 않은 상태라 스스로를 게으르다고 자책하게 만듭니다. 자책이 더해지면서 실제로 할 수 없는 상태로 악화되는 구조가 생깁니다.


40대 슬럼프를 넘는 방법 — 작은 확장을 반복하라

40대의 슬럼프를 넘으려면 일에 변화를 살짝 줘야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큰 변화보다 작은 변화를 훨씬 더 싫어합니다.

큰 변화는 이거 안 하면 큰일 날 것 같다는 압박이 있어서 오히려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민 가듯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작은 직무 이동이나 확장을 주면 극렬하게 저항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작은 확장이 필요합니다.

큰 확장을 한 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확장을 여러 번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반복하다 보면 50대, 60대가 됐을 때 엑스퍼트를 넘어서 마스터의 경지로 들어가게 됩니다. 마스터는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앞으로 30~40년 동안 귀하게 쓰입니다.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이미 조용히 45~50대 중에서 30~40년을 함께할 사람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엑스퍼트에서 좌절로 가는 사이클 대신, 일 옆에 있는 일도 함께 하면서 조금씩 확장해 나가는 것이 마스터로 가는 길입니다.

 

저는 이 작은 확장이라는 개념을 블로그 운영에 직접 적용해 봤습니다. 같은 주제만 쓰다가 슬럼프가 왔을 때,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로 가지 않고 기존 주제와 살짝 연결되는 새로운 시각을 시도해 봤습니다. 그 작은 변화만으로도 글 쓰는 것이 다시 흥미롭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큰 변화보다 작은 확장이 더 효과적인 이유가 뇌의 작동 방식에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익숙하지 않아서 불안이 먼저 옵니다. 반면 기존에 잘하던 것의 경계를 살짝 넓히는 것은 안전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자극을 주는 방식입니다. 보어아웃을 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바로 이것입니다.


나도 살고 직장도 사는 윈윈의 자세

2차 세계대전의 패튼 장군이 한 말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것은 나라를 위해 죽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바보 같은 것은 전쟁에서 열심히 싸우지 않는 것이다. 죽지 말고 전투에서 열심히 싸워서 생존 확률을 높여서 집에 돌아가라는 것입니다.

직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을 위해 혼신을 다 바치고 아무것도 자기를 위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반대로 직장에서 주는 만큼만 딱 일하겠다고 하면서 자기 직무 기량을 발전시키지 않는 것도 어리석습니다.

나도 살고 직장도 사는 윈윈이 필요합니다. 내가 일에 확장을 요청하고, 직장은 내가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이것이 오래 살아남는 방식입니다.


부자가 되는 성격 — 우호성과 개방성의 균형

성격을 다섯 가지 요인으로 봤을 때, 외향성·내향성, 성실성, 신경증성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호성과 개방성은 변화의 여지가 있습니다.

우호성은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려는 경향이고, 개방성은 내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들을 밀어내지 않고 받아들이는 능력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부자가 되는 성격은 우호성이 그렇게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습니다. 적당합니다. 개방성은 높습니다.

우호성·개방성 조합결과
우호성 높음, 개방성 낮음 패거리끼리만 몰려다님
우호성 낮음, 개방성 낮음 완전한 고립
우호성 높음, 개방성 높음 아무 말이나 다 듣는 상태
우호성 적당, 개방성 높음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음

우호성이 적당하다는 것은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필요한 사람들과는 가까이 지내고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적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두루두루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는 아무 일도 안 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저는 이 우호성과 개방성의 조합이 블로그 운영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 모두의 의견을 다 수용하려 하면 글의 방향이 흔들립니다. 반대로 아무 피드백도 듣지 않으면 성장이 없습니다. 적절한 우호성과 높은 개방성, 이것이 콘텐츠를 오래 유지하는 운영자의 태도이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개방성이 높다는 것이 무엇이든 다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모르던 사실을 알려주는 사람을 밀어내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닫지 않는 것입니다. 그 열린 자세가 시간이 지날수록 판단의 정확도를 높여줍니다.


감정이 아닌 행동을 약속하라

니체가 결정적인 단서를 줬습니다. 사람들과 만나면서 감정을 쓸데없이 약속하지 말고 행동을 약속하는 습관을 가져라. 그것이 우호성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개방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평생 회사를 위해 목숨 바치겠습니다. 이것이 감정을 약속하는 것입니다. 감정을 약속하면 필연적으로 배신감으로 이어지고, 감정은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수정도 회복도 어렵습니다.

행동을 약속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10시 전에는 이것을 해 놓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행동하겠습니다. 행동을 약속하면 어겼을 때 반성하고 수정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우호성을 가지고 개방성이 높은 조직들은 기업 문화를 모두 행동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자기 그릇에 맞는 불을 가져야 한다

그릇이 크다는 말을 칭찬으로 씁니다. 그런데 사람의 그릇이 모두 클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그릇은 사회에서 평화와 안전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합니다. 위인 중에도 그릇이 작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 그릇에 맞는 불을 갖는 것입니다. 그릇을 넘치는 불을 가지고 있으면, 그릇을 채우려는 노력보다 흘러넘친 것을 닦는 노력이 더 커집니다. 자기를 잘 알고 거기에 맞는 불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짜 부자의 방식입니다.

나는 이 정도면 부자다라는 자기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제적 자유는 일을 안 할 권리가 아닙니다. 하기 싫은 일보다 하고 싶은 일 쪽으로 옮길 수 있는 자유입니다. 그 자유를 갖는 것이 꽤 괜찮은 부자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슬럼프를 경험하고 계신가요? 아니면 보어아웃을 넘어서 확장으로 가고 있는 중이신가요?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 😊


이미지 출처: Pixabay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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